[에듀in경기·문화] “사춘기땐 우등생도 분위기 타죠”
면학 풍토 조성 목적…교내시설 아늑하고 편리하게
명지외고 - 16억예산 투입… 건물 외벽 파스텔톤 단장
안양외고 - 옥상에 정원… 복도 양측도 통나무 집 처럼
류정기자 well@chosun.com
입력 : 2007.02.05 23:13 / 수정 : 2007.02.05 23:13
“세계를 이끌 지도자를 양성하겠다”는 신흥 명문 사립외국어고등학교들의 교사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학생들이 학교를 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원목 자재로 벽을 포장하는가 하면,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방음 천정을 설치하고 있다. 창고처럼 쓰이던 옥상을 야외수업이 가능한 정원으로 꾸미기도 하고, 학교 건물의 멋을 살리기 위해 외벽을 완전히 새로 포장한다. 모두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리모델링이 진행중인 안양의 안양외국어고등학교와 의왕의 명지외국어고등학교를 둘러봤다.
안양외고의 창고같던 옥상은‘하늘 정원’으로 변신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쉬면서 야외토론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류정기자
■옥상에 하늘공원 마련한 안양외고
안양외고는 지난해 여름, 옥상을 공원으로 변신시켰다. 창고처럼 짐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던 옥상에 푹신푹신한 투수콘 재질로 바닥을 깔고 벽돌을 쌓아 곳곳에 아담한 미니 정원을 꾸몄다. 곳곳에 벤치와 통나무 의자를 놓고, 원두막 그늘도 마련했다. 한 켠에는 원목자재로 원형 간이 교실을 만들어 야외수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산뜻한 공원은 현재 학생들이 점심시간·저녁시간에 자유롭게 떠들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다. 옥상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시내와 머리 위로 펼쳐지는 하늘은 공부에 지친 머리를 식히기에 충분한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학교 내부를 ‘가정집 분위기’로 바꿨다. 복도 양측 벽 아래를 원목 느낌이 나는 자재로 깔끔하게 포장했다. 이 학교 2학년 김동인 군은 “예전엔 흰색 페인트 칠 아래 초록색 페인트칠이 돼 있어 교도소 분위기가 났는데, 지금은 따뜻하고 편안한 기분이 든다”며 즐거워했다. 이 학교는 복도뿐 아니라 계단 옆 벽과 교무실·실습실 내부 모두 원목 느낌으로 바꿨다. 올해 말까지 교실 내부 벽면도 모두 이런 따뜻한 분위기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이충실 안양외고 교장은 “아이들이 집에서처럼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지난 여름 중앙 냉난방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이번 겨울엔 화장실 칸막이까지 원목 자재로 모두 바꾸고, 어디서든 따뜻한 물이 나오도록 공사했다”고 설명했다.
명지외고는 현재 16억원을 들여 본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21일이면 고급스러운 파스텔톤 건물로 확 바뀐다. 류정기
■명품 자재로 외관까지 바꾸는 명지외고
명지외고는 현재 16억원을 들여 본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 학교 신축비용의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 1991년 개교한 정원고등학교에서 3년 전 간판을 바꿔 단 명지외고 본관은 낡을 대로 낡아있는 상태. 학교 측은 신설 학교가 갖출 수 있는 매력을 살리고, 다른 특수목적고와 경쟁하기 위해서 현대적 시설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먼저 각 교실마다 돌아가던 에어컨과 온풍기를 없애고 중앙 냉난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참에 지저분한 배관이나 케이블도 보이지 않게 숨겨놔 교실공간이 한층 넓어졌다. 낡은 알루미늄 단창이던 교실 창문은 최고급 이중창으로 바꿔 달았다. 천정은 일반 자재의 2.5배나 비싼 방음 자재로 바꿨다. 덕분에 이제 소음과 외풍은 발 들일 틈이 없게 됐다. 5층 본관에는 17인승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아이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건물 내부와 외부의 ‘겉모양’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내벽은 ‘화이트-다크브라운’의 원색 투톤으로 외벽은 ‘퍼플그레이-그린아이보리’의 파스텔 투톤으로 꾸미고 있다. 내벽은 얼룩이 져도 세제로 금방 닦이는 페인트 재질로 도장 중이고, 외벽은 우툴두툴하면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드라이 비트’ 공법으로 시공하고 있다. 행정실 장지원 주임은 “21일 개학날부터는 아이들이 훨씬 아늑하고 세련된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