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발전위원회 선정 기획취재 < 3 >
NIE, 선진 교육의 현장을 가다
[ 글 싣는 순서 ]
① 쉽고 재미있는 글쓰기, NIE
② NIE, 통합논술로 가는 지름길
③ 일본 신문문화재단에서 배우는 NIE
④ 정보교육 중심의 일본학교 NIE
⑤ 아이들 미래 여는 신문사 NIE

그림 조진옥

대학입시에서 논술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무려 41곳이다. 이는 2007학년도 20곳의 두 배나 되는 수치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국내 유수의 대학들이 대거 논술고사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30%, 중앙대도 20 %를 반영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논술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머지않아 대학입시의 당락이 논술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인문ㆍ자연계열을 포함한 대부분의 논술고사는 고교 교육과정에 기초한 통합교과 형태의 문제가 다양한 유형으로 출제돼 창의적, 사고력과 분석능력을 측정한다. 따라서 사회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이는 어느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에 본지는 신문을 활용한 교육(NIEㆍNews In Education)으로 논술 기초를 다질 뿐 아니라 대학 입시에도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는 경기도 의왕시 명지외국어고등학교와 대학에서 특강을 펼치고 있는 서울시 강동구 동북고등학교 권영부 교사의 사례를 소개한다.
 
NIE로 설득력ㆍ응용력 쑥쑥 
 “어떤 기사가 우리나라를 대표할까?”
명지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5반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최고가 될 자랑스러운 기사를 고르기 위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NIE 수업 ‘자랑스러운 기사 찾기’ 시간. 40여명의 학생들은 8개 조로 나눠 우리나라를 대표할 기사 찾기에 골몰하고 있었다.
3조 학생들의 시선이 머문 기사는 삼성건설이 공사하고 있는 세계 최고층 건물 ‘버즈 두바이’. 21세기 바벨탑이라 불리는 장엄한 건축물에 세계가 감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만장일치로 결정하려는 순간 이창완 학생이 “이 기사는 내용 자체가 자랑스러워서 독창성이 부족해. 평범한 내용을 자랑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다시 열띤 토론 후 3조 학생들은 ‘청와대 넋을 잃다’는 노무현 대통령 정책 비판 기사를 골랐다. 기사를 분석, 정책 비전의 토대를 마련해 자랑스러운 기사로 탈바꿈시킨 것. 학생들 스스로 발상의 전환을 이룬 것이다.
이처럼 명지외고 학생들은 NIE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대한 지식을 쌓고 토론을 통해 체계적 사고와 합리적인 말하기 등을 향상시킨다. 자연스럽게 열린 사고를 습득하고 때로는 역발상으로 스스로를 발전시킨다.   
이창완 학생은 “논술은 따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신문 읽기, 수업 등 일상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찬 교사도 “이 수업은 기사 선택의 안목을 길러주고 더 나은 의견을 인정하는 용기를 갖게해 성숙한 토론 문화를 조성한다. 이 외에도 긍정적인 가치관 형성, 논리력 향상 등 다양한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은 자랑스러운 기사에 대한 열띤 토론이 끝난 후 각각 신문일기를 작성했다.

‘자랑스러운 기사 찾기’ NIE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명지외고 학생들.

대학으로 가는 첩경 NIE
명지외고는 국어과목 수행평가로 신문기사를 스크랩한 후 내용을 요약하고 자신의 느낌을 적는 방식으로 신문일기를 진행하고 있다.
조별로 나눠 친구들의 신문일기를 열람한 학생들은 자신의 견해를 적는다. 이렇게 하나의 기사에 다양한 견해가 첨삭되는 것. 반복적인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의 견해를 보다 체계적으로 정립하며 친구들의 의견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하게 된다.        
신문일기로 탄탄하게 다져진 실력은 대학입시에서 빛을 발한다. 이기찬 교사의 지도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꾸준히 신문일기 활동을 펼쳐온 명지외고. 올해 명지외고는 대학 입학 수시 2-1전형에서 무려 10여명이 글로벌 전형으로 연세대학교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제고와 외고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세대학교 글로벌 전형은 내신(40%), 서류(30%), 면접(30%) 방식으로 합격자를 선발했다. 그만큼 창의적 사고력, 교내 활동 상황 등 자신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포트폴리오와 면접의 비중이 크다.
21명 모집에 746명이 지원, 무려 35.52의 경쟁률을 보인 인문학부에 합격한 최재신 학생은 신문부장으로 활동하며 작성한 신문일기가 대학입시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신문일기 덕분에 창의력을 기르고 사고의 폭을 넓혔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다양한 예시를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구요. 기초가 탄탄해져 다른 과목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요”라며 신문일기 예찬론을 펼쳤다.
이외에도 명지외고는 올해 졸업생 중 23명을 브라운대 등 외국 주요 명문대에 합격시키는 등 능력 있는 학생들을 대거 배출하고 있다.
신문일기를 통한 실력 향상은 대학 입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5년 전부터 성균관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리포트 작성 방법과 창의력 계발 등에 대해 특강을 펼치고 있는 동북고등학교 권영부 교사.
이 특강은 신문일기를 활용한 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를 절감한 대학 측의 초청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문관심일기를 처음으로 도입한 권 교사는 “지식, 창조성, 표현력이 통합 논술의 핵심이다. NIE는 신문을 도구로 지식 습득, 가치관 형성 등 통합 논술의 근간을 이룬다”며 “학생들은 신문의 정보를 정리,  자기 것으로 습득하며 자연스럽게 논리적 기초를 다진다. 이렇게 습득된 창의력과 응용력은 대학 생활 뿐만 아니라 삶을 윤택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NIE는 대학입시를 성공적으로 준비할 뿐 아니라 대학 진학 후에도 학생들의 창의력 계발을 돕는다. 

기획취재팀 : 이문신 팀장, 배문희 기자
<군포신문 제388호 2007년 11월 8일(발행) ~ 1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