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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중회장의 21세기 필수 덕목 ‘글로벌 리더십’ | ||||||||||||
이젠 세계 어디든 하루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더 이상 세계는 먼 나라가 아닌 가까운 이웃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무대는 한국이 아닌 세계다.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또 세계를 무대로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부모는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까?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인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글로벌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청소년의 무대는 세계다 대교그룹 CEO이자,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직을 맡고 있는 강영중(60) 회장. 그는 미국에 진출하고, 스카우트 활동을 하면서 글로벌 리더십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1991년부터 미국에 지사를 만들어 진출하면서 ‘세상은 그렇게 넓은 곳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제 세계 어디든 하루 이상 걸리는 곳이 없습니다. 그만큼 지구라는 공간이 좁아요. 이제는 세계가 먼 나라, 먼 곳이 아니고 가까운 이웃이고 터전이에요. 물자나 문화 등의 교류는 국경을 초월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니 ‘글로벌 한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로벌 리더십은 성인에게도 중요하지만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이제 그들의 무대는 이 나라가 아닌 세계 전체일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더십은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이 살아갈 지구촌을 준비하는 교육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세계화 시대에 맞춰 사람들과 어울리고, 변화하는 사회구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글로벌 리더십이란 세계라는 무대에서 지구촌 사회를 대상으로 자신의 행동과 뜻을 달성해 나가는 능력입니다.” 청소년들에게 글로벌 리더십은 필수 준비 교육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리더십을 쌓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글로벌 리더로 세계라는 무대에 서려면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더불어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들을 세계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이런 능력이 있다면 글로벌 리더로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공동협력을 이끌어내고 동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마음을 여는 것도 중요한 요건 중 하나다. 다른 문화, 환경, 언어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친구가 될 수 있을 때, 글로벌 리더십은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언어가 다르더라도 마음이 통한다면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다. 스카우트 활동은 바로 글로벌 리더십을 키우는 데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다. 스카우트 운동의 목적이 바로 지구촌 160개국이 동참해 청소년을 세계 평화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기여할 민주시민으로 키워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한·일 스카우트 교류 프로그램은 더 적극적으로 타 문화에 대해 배우고 교류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이 행사는 1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故)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으로 발표된 이래 청소년 문화교류와 우정을 통한 양국의 진정한 관계 개선을 추구해왔다.
제10회 행사에는 153명의 한국 대표단이 참가했다. 이들은 국내 사전 훈련을 통해 일본 스카우트들에게 한국의 문화, 역사 등을 알리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일반 청소년 가정에서 민박을 하기 때문에 두 나라 청소년들이 짧은 시간에 많이 친해질 수 있습니다.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으면서 우정을 나누기 때문에 양국의 작은 문화, 생활모습까지도 자연스럽게 배워나가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동안 서로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편견 등이 자연스럽게 바뀌곤 합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언어는 달라도 취미나 관심사가 같은 청소년이었어요”, “그룹별 토론을 통해 불행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구촌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서 더 이상 일본은 적이 아닌, 함께 나아가야 할 친구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등 생각이 달라지게 되었다. 글로벌 리더십, 부모 교육부터 달라져야 한다 아이를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부모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의 능력과 특성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실력을 갖춘 인재가 되려면 전문성, 창의성, 인성 어느 하나 빠져서는 안 됩니다. 전문성은 말 그대로 어떤 학문이든 전문가로서의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고, 창의성은 같은 일을 새로운 방법으로 풀어나갈 줄 아는 능력입니다. 인성은 남들과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글로벌 인재가 갖추어야 하는 핵심 리더십인 전문성, 창의성, 인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10년, 20년을 내다보고 미리 준비했을 때 갖출 수 있는 덕목이다. “자녀를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들을 현실에 매어두지 말고, 10년 후를 내다보고 ‘미래의 현실’에 맞추어 장기전을 치르길 당부드립니다. 어릴 때부터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세계를 무대로 뛰어다니는 것도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며 우리 아이들의 글로벌 감각, 리더십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여기서 정말 중요한 점은 어떤 것이든 부모의 욕심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교육사업을 해온 강영중 회장은 바로 이 점을 지적했다. “어머니 입장에서 바라보면 안 됩니다. 자식의 입장에서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아이와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칭찬하세요. 잘못한 것을 지적하는 것보다 잘한 것을 칭찬한다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뀔 겁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자기 암시가 500배 정도의 차이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눈높이를 낮추고 어머니의 기대치를 줄인다면, 또 그 시각에서 칭찬할 수 있는 조력자가 된다면 4분의 3은 벌써 성공한 겁니다.”
“저도 부모지만 자식 교육 잘 못 시켰습니다. ‘대장간 집 도끼가 썩어나간다’고 하지 않던가요?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에 자녀 입장에서 바라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또래 문화’다. 특히 요즘처럼 아이를 하나, 둘 낳는 분위기 속에서는 더 중요한 덕목이다. “자녀들을 사회활동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길 권합니다. 아이들은 사회활동을 통해 어떤 상황이든지 적응하고 타협하고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웁니다. 또 건전한 또래 문화를 형성할 수 있으며, 커뮤니티에 성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겁니다. 부모는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또래 문화 형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강 회장은 이어 지식을 갖춘 사람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힘든 상황은 오히려 지혜로운 인재를 길러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혜는 인고의 시간 동안 생겨납니다. 모든 상황이 받쳐준다면 오히려 발전할 수 없지요. 위기가 있을 때 기회도 있습니다. 동전도 양면이 있듯이, 적극적으로 밝은 면을 찾아 추구한다면 정말 지혜로운 교육, 지혜로운 사람을 키워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문제를 만난다면 적극적으로 풀면서 넘어가세요.” 인성과 지식이 조화를 이루는 인재 만들어낼 터 대교그룹은 지난해 명지외고를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이름을 경기외고로 바꾸었다. 원래는 은평뉴타운에 자립형 사립고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좌절된 후, 특목고 인수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강영중 회장은 그간 교육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고 획기적인 교육이념을 만들 계획이다.
일류대 입학과 좋은 직장만이 최고로 인식되는 요즘, 그는 무엇보다 인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삶이 뭡니까? 지식이 뭐 그렇게 중요합니까? 지식은 컴퓨터에 다 있어요. 가공하고 산출하는 데,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만 길러주면 되죠. 중요한 건 올바른 가치관입니다. 전형적인 교육은 전방위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강 회장은 그동안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교육이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습니다. 글로벌 리더가 되면 국제회의를 해야 하는데, 우리가 언제 민주적으로 회의하는 방법을 배웠을까요? 학급회의는 롤플레잉이었습니다. 실제로 회의다운 회의, 논쟁이 아닌 토론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지식만 가지고는 못하는 일입니다.” 특목고를 일류대로 가는 길목쯤으로 여기는 요즘, 강 회장의 교육이념은 매우 신선했다. 그러나 그의 지금까지의 길을 살펴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남이 하지 않는 걸 많이 해왔습니다. 비인기 종목인 배드민턴을 인기 종목으로 만들었고(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역임), 여자 축구단을 만들었죠. 기업인으로 잔뼈가 굵으면서 터득한 것이죠. 기업은 남이 하는 대로 하면 안 됩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못 쓰고 버리는 것을 쓸 줄 알아야 하죠. 지난 34년간 배운 것이 그것입니다.” 강영중 회장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던 사업을 지난해부터 다시 맡았다. 다시 사업가로 돌아온 그의 결심은 남다르다. 올해 환갑이 되었으니 말 그대로 제2의 삶을 시작한 것이다. 그는 “올해부터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살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남과 다른 나를 인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글로벌 리더십의 시작이다.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이성원, 한국스카우트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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