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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과거'' 고민 담은 책 낸 고3 이해나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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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2008-09-12 0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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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입시만으로도 마음이 바쁠 고교 3학년생이 일본과의 해묵은 과거사에 대한 고민을 담아 책을 펴냈다.
주인공은 명지외고 3학년 이해나(18) 양. 언제까지 칸코쿠(韓國)에 사과하란 말이냐''(파란기획)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달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애니메이션 이누야샤''를 접하면서 일본 대중문화를 좋아하기 시작한 이 양은 내친 김에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고 2007년 일본의 비영리법인이 개최하는 국제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현지에서 배려하는 마음이 깊은 일본인들을 만나 감동을 받은 이 양은 역사의 벽을 넘자''고 생각하게 됐지만 며칠 후 히로시마의 원폭 기념관을 방문해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고 나서는 일본이 평화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는지를 고민하게 됐다.
일본의 또래 청소년들이 과거사를 거의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 이 양은 국제회의에서 "현대의 일본인들이 역사를 알 책임이 있다"고 발표했고 일본 대표를 비롯한 여러 참가자들과 공감대를 이뤘다.
이후 독일에서 열린 과거사 워크숍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던 이 양은 독일이 2차 세계대전의 과거를 반성하는 모습을 일본과 대비시켜 볼 수 있었고 과거사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개인적 경험과 고민을 글로 써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써내려간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 일본인 친구가 "일본 정부도 사과를 하지 않았느냐. 대체 일본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올 때, 독일인 친구가 "대체 언제까지 사과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을 때, 이 양이 느꼈던 당혹스러움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러나 그 당혹스러움과 고민이 실마리가 됐고 이 양은 책을 쓰면서 "어느 나라나 역사의 상처란 그리 간단히 아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살아있는 한 그 상처들을 치유하기 위해, 그리고 또 다른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양은 일본과 한국이 같은'' 역사를 배우고 가려진 진실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으로 깨달았고 법조인인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책을 출간했다.
이 양은 12일 "일본과의 공동 역사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직접 공동 교과서를 쓸 순 없지만 내 경험들을 글로 쓰고 많은 진실을 일깨울 수 있다면 이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동아시아 국제관계학을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nari@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