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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2011.05.24] [신문은 내 친구] [읽는 것이 힘이다] "빈 라덴 이슈, 신문日記로 작성… 논리 탄탄"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1-05-24

[신문은 내 친구] [읽는 것이 힘이다]

"빈 라덴 이슈, 신문日記로 작성… 논리 탄탄"

전교생이 신문일기 쓰고 토론한 뒤 서로 첨삭… 논술·구술에 큰 도움

"(오사마 빈 라덴 사살에) UN과 같은 국제기구도 있는데 왜 꼭 미국이 나서야 할까?" (강종원·16)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한 거지. 뿐만 아니라 미국도 (9·11 테러의) 피해자잖아. 이 부분을 강조하면 더 설득력이 있을 거야."(이수빈·16)

지난 20일 오전 11시 경기도 의왕시 경기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7반. 학생들이 6명씩 조별로 모여앉은 가운데 교실 곳곳에서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은 ''신문일기(日記)''로 토론을 해보는 국어수업 시간. 신문일기는 관심 있는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요약한 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는 과제물이다. 학생들은 미리 써온 신문일기를 같은 조 친구들과 돌려 보며 의견을 나누고 평가한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바로잡거나 부족한 논거를 보태기도 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부분에서는 날카로운 질문도 서슴없이 던진다. 이 과정에서 서로 의견이 대립하는 주제는 본격적인 토론 주제로 삼는다.

6조의 경우 강종원군이 선택한 ''미국의 빈 라덴 사살''을 두고 여러 의견이 오고 갔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인물에 대한 보복은 타당하다", "살려두었다면 재판하는 동안 석방을 요구하는 테러가 발생했을 것이다"는 의견이 나왔다. 학생들은 각자 찾아온 관련 기사들을 참고해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경기외고 1학년 7반 학생들이 각자 작성한 신문일기(日記)를 소재로 그룹별 토론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그룹별 토론을 마친 학생들이 자신의 신문일기장을 들고 웃고 있다. 친구들의 첨삭과 의견 교환으로 한층 글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장경국 인턴기자
친구들과 토론이 이어질수록 강군의 글에는 탄탄한 논리가 쌓였다. 국제법, 인권, 비무장 등과 같은 근거가 추가되며 글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삼십여분의 토론 끝에 강군과 친구들은 ''미국이 9·11 테러의 주범인 빈 라덴을 사살한 것은 충분한 명분이 있지만, 국제 사법재판을 통해 빈 라덴의 처벌에 대한 타당성을 국제사회에 입증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다''로 의견을 모았다.

경기외고는 2005년부터 이렇게 전교생이 신문을 활용해 글쓰기와 토론을 배운다. 틈틈이 신문일기를 쓴 후 매주 국어수업 시간에 친구들과 글을 공유한다. 신문일기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고 다른 학생의 의견을 듣는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신문일기는 경기외고 학생들 사이에 ''악명''이 높다. 학기마다 한 권씩 작성하는데 양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수행평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 수행평가는 국어과 성적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신문일기 쓰기가 힘들고 어려웠는데, 하다 보니 논술·구술에 도움이 되고 남는 게 무척 많다"고 말했다.

경기외고 박하식(55) 교장은 "신문일기를 실시한 이후 기숙사에 비치하는 신문이 시험기간에도 동이 날 만큼 학생들이 신문을 열심히 챙겨본다"며 "작년엔 교내 우수논문공모전에서 ''신문 성향에 따른 독자의 정치적 태도 변화''란 논문이 수상을 할 만큼 학생들의 신문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과 이해가 상당히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angelmin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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