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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2013.02.20] 꿈 심어주는 영자신문 제작… 가르치고 배우며 함께 성장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3-02-21

중학교 후배 위해 뭉쳤다, 외고 진학 선배들의 ''멘토스쿨''

백이현 인턴기자

경기 안양엔 그 지역 출신만 아는 ‘3부’란 말이 있다. 한때 불량한 면학 분위기로 소문난, ‘부’ 자로 시작하는 관내 3개 중학교(부흥중· 부안중·부림중)를 일컫는다. 부림중 출신 채은혜(용인외국어고 2년)양은 이런 오명을 씻고 모교 후배도 돕고 싶었다. 이후 그는 외국어고 재학생과 초·중학생 멘티를 1대1로 연결해주는 경기 성남 구미도서관 영어학습 봉사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토대로 안양멘토스쿨(이하 ‘멘토스쿨’)을 만들었다.

멘토스쿨의 핵심 활동 중 하나는 ‘영자신문 제작’이다. 회원들이 속해 있는 경기 지역 5개 외국어고(경기외고·과천외고·수원외고·안양외고·용인외고) 재학생이 한데 모여 관내 중학생과 어울려 매년 신문 제작에 나서는 것. 때마침 지난 12·13·15일 사흘에 걸쳐 올해 영자신문 제작 활동이 펼쳐졌다. 지난 13일 부림중에서 멘토 29명, 멘티 46명이 함께한 광경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했다.

09:00~10:00 기사 작성 시~작

멘토스쿨 주최 측은 멘티에게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운영비는 전액 멘토가 갹출한 회비(1인당 1만원)과 바자회 수익금 등으로 충당한다. 이날 멘티에게 간식으로 제공된 호떡과 요구르트 역시 이렇게 마련된 것. 지난해 멘토스쿨에 합류해 올해 ''지원팀''으로 승진한 김효진(용인외고 2년)양은 교실 한쪽에서 토스터에 호떡을 노릇노릇 구워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종합 일간지가 정치·사회·문화 등 주제별로 지면을 나누듯 멘토스쿨이 발간하는 영어신문 역시 △문학 △사회 △여행지 △한류 △환경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사회팀에 배정된 김민수(경기 안양 범계중 1년)군은 "초등 6학년 때 청와대 어린이기자단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기사 쓰는 건 익숙하다"면서도 "솔직히 영어로 써야 한다는 사실이 막막한 건 사실"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여행지팀원 손정욱(범계중 1년)군은 제주도 여행 경험을 살린 기사 작성에 한창이었다. "영어는 좋아하지만 이과에 진학하고 싶어 외고엔 가지 않을 생각"이란 그의 얘길 듣던 남승원(안양외고 2년)군은 "내가 바로 자연계열 지망 외국어고 재학생"이라며 손군의 ''즉석 멘토''로 나서기도 했다.

10:00~10:30 멘토 운영단 회의

''어드미니스트레이터(Administrator·관리자)'' 팻말이 붙은 교실에 각 외고의 (부)대표가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틀 후(15일) 이뤄질 기사 발표와 학교별 홍보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논의 자리''였다. 주된 논제는 ''멘티 46명이 각자 쓴 기사를 행사 시간 내에 어떻게 다 발표하는가''. "아직 중학생이라 영어 발표에 익숙지 않으니 발표 당일 연습 시간을 따로 배정해야 합니다." 전정인(과천외고 2년)양의 의견을 반영, 이날 회의는 ''전 참가자가 (기사 전문 대신 발췌본을) 발표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방학 중인데도 대다수 멘토는 교복 차림이었다. 이와 관련, 김소진(경기외고 2년)양은 "멘티들이 우리 모습에 자극 받고 ''저 학교에 꼭 가고 싶다''고 결심하길 바라는 맘에서 교복을 갖춰 입었다"고 설명했다. "모 참가자는 우리 학교 교복을 입어보고 싶다며 빌려달라더군요.(웃음) 후배가 저희 모습에 자극 받아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는 것만큼 뿌듯한 일이 없죠." 실제로 멘티 참가자들이 멘토 선배를 통해 갖는 ''거울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조인철(경기 안양 부림중 2년)군은 자신의 멘토 오정주(과천외고 1년)군을 보며 "외고 진학이 꿈인데 실제 외고생 형과 같이 공부하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

10:30~12:00 드디어 신문 완성!

"와, 이렇게 잘 쓴 애 처음 봤어. 너 엄청 잘하는구나!" 사회팀원 김홍주(부림중 2년)양의 기사를 접한 멘토 조나원(안양외고 1년)양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도 "주어를 길게 쓰는 건 한국식 영어"라며 "명사 뒤에 ''which''를 넣고 설명을 추가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이날 스티브 잡스(1955 ~2011) 관련 기사를 맡은 김양은 "영어 에세이는 많이 써봤지만 따분하지 않은 주제로 쓰는 건 처음이어서 정말 재밌다"고 말했다. 교사가 꿈인 조양 역시 "멘토스쿨 덕분에 후배를 가르치고 후배에게서 배우며 훌쩍 성장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흐뭇한 표정으로 현장을 지킨 손경자(54) 부림중 진로진학상담교사는 학생 이름과 연락처로 빼곡한 칠판을 가리키며 자랑스레 말했다. "저 아이들은 모두 멘토스쿨 1회 참가자예요. 지금은 전원 외고·국제고 등에 진학했죠. 본인들이 도움 받은 것처럼 후배를 돕고 싶다며 저렇게 연락처를 남긴 거랍니다. 이만 하면 ''안양 3부의 기적''이라 할 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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