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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중 대교 회장 "BWF 개혁성공이 가장 큰 보람"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3-06-08

[ 2013.06.02 스포츠서울 ] 강영중 대교 회장 "BWF 개혁성공이 가장 큰 보람"


국내 최대 규모의 교육문화기업인 대교그룹을 일궈낸 강영중(64) 회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방배동 눈높이서초센터 회의실에 들어서니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문구가 크게 씌어 있는 액자가 손님을 맞는다. ''예기''의 학기편에 나오는 말로 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성장하고, 제자는 배움으로써 커나간다는 말이다. 스승과 제자가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뜻으로 강 회장의 평소 좌우명이라고 한다.

강 회장은 지난 달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수장직에서 물러났다. 2005년 BWF 회장에 오른 뒤 2번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8년만의 퇴임이었다. 그가 물러나면서 한국인 출신 현직 국제경기연맹(IF) 수장은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와 박상하 국제정구연맹 회장 2명만 남았다. 올림픽종목은 태권도 하나뿐이다. 강 회장의 퇴임이 아쉬운 이유다. 그는 지난해 BWF 총회에서 회장 임기에 제한이 없도록 정관을 변경했지만 스스로 다시 나서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다고 판단해 3선을 포기했다. 배드민턴 선수 출신인 폴-에릭 호야 신임 회장은 "BWF와 세계배드민턴계는 강영중 회장에게 감사의 큰 빚을 졌다"면서 전임자에게 경의를 표했다. 2003년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에 선출된 것부터 따지면 10년만에 국제배드민턴계 일선에서 떠나는 강 회장은 과연 시원한 마음일까, 섭섭한 마음일까.

-10년만에 국제배드민턴계의 리더 위치를 떠나는 소회는 어떤가.

사실 아무 것도 몰랐던 사람이 10년 동안 몸담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들은 보통 자기 생각과 다르면 틀렸다고 한다.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국제조직에 가보니 언어 문화 관습 가치관이 다 다르더라. 다름을 이해하고 조정하면서 수용하는 법을 배웠던 시간이었다(좌우명인 ''교학상장''을 다시 한번 깨우치는 시간이었다는 뜻으로 들렸다).

-BWF 회장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일과 아쉬웠던 일을 하나씩 꼽아본다면.

처음에 이 조직에 들어왔을 때는 정말 몰랐다. 이런 국제조직은 선망의 대상이고 깨끗하고 존경받는 명예로운 곳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맡아보니 부조리도 있고 냄새도 나고 국제기구에 걸맞지 않은 조직이었다. BWF 수장을 하면서 주인을 바로 찾아줘야 한다고 결심했다. 회원국이 바로 BWF의 주인이고 이 조직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다고 믿었다. 집행부는 주인이 뽑아줘 위탁 관리하고 봉사하는 사람일 뿐이다. 2007년 글래스고에서 총회가 있을 때 전 회원국에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CD를 선물로 나눠준 일이 있다. 왜 그런 선물을 줬겠는가. 이 작품은 군주국가에서 민주국가로 넘어가는 혁명의 시기, 전환기 때의 이야기 아닌가. 당신들이 앞으로 ''주인 행세를 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거다. 그 때는 아마 그 뜻을 몰랐던 것 같은데 내가 퇴임을 하면서 이야기하니 이해하는 것 같더라. BWF가 민주화됐다, 투명해졌다, 재정 건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런 평가를 받는 게 가장 큰 보람이다(강 회장은 2005년 부임 이후 이전부터 전횡을 일삼았던 펀치 구날란 부회장과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였다. 구날란 부회장은 강 회장을 불신임하려 했지만 오히려 개혁을 지지하는 다수 회원국의 뜻으로 자신이 퇴출당했다. 강 회장은 이를 계기로 BWF의 개혁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배드민턴이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의 정식종목으로 진입하지 못한 일이다. 세계장애인배드민턴연맹이 재건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지만 아직 IPC의 인정 종목에 머물고 있다. 이것까지 해결하고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BWF 회장을 맡는 동안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을 떠나는 일도 있었다(강 회장과 국내 배드민턴인 사이의 갈등이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국내 배드민턴계에 조언을 해준다면.

우리 협회 조직도 더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 또 조직 안에 더 많은 여성과 더 젊은 세대들이 참여해야 한다. 이들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자극을 줘야 한다. 새로운 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수용하는 살아있는 조직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이제는 한국인 IF 회장은 2명밖에 없다. 그래서 BWF의 후임 회장도 한국인이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사실 (퇴임을 결심하면서)국내의 젊은 기업인들과 접촉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되는 방법은 네가지 루트가 있다. 개인 위원이 있고, IF 회장 몫, 각국 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몫, 그리고 선수 위원이 있다. 15명이 IF 회장 몫으로 IOC 위원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확률이 높다. 그래서 IOC 위원까지 염두에 둘 수 있는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의 젊은 기업인이 BWF 회장에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경제사정이 어려우니까 한눈팔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능력있고 젊은 기업인들에게 IF 수장직이 그렇게 매력이 없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도 이런 국제조직에서 봉사하는 사례가 늘어나야 한다. 스포츠가 세계에 갖는 영향력은 대단히 커졌다. IF 수장직을 맡으면 자신의 기업을 국제적으로 키우거나, PI(President Identity, 최고 경영자의 이미지)를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8년간 IF 수장으로 밖에서 바라본 한국 스포츠 외교력의 위상과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내가 (전체적으로)평가할 위치는 아니다. 다만 우리 종목만 두고 이야기하자면 젊은 세대들이 언어를 잘 구사하면서 국제 커뮤니티에서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도 내고 소통하는 모습이 부족해 보였다. 그런 선수, 지도자들을 많이 길러내야 한다. 또 사실 단체장보다는 위원회 멤버, 국제기구 직원, 국제심판 등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국제기구의 모든 정보는 직원들이 생산하고 수집해 이사회, 총회에 보고하는 것이다. 임원직보다 상근직원들이 더 중요하다. 깊이있는 정보를 엄청나게 많이 얻을 수 있다. 이런 젊은 스포츠 행정가를 많이 배출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도 (국제대회에 나가면)다른 선수들과 많이 교류해야 한다. 우리까지 김치찌게만 끓여먹지 말고 그들과 만나 대화하고 즐기고 해야 한다. 이용대가 배드민턴에서는 선수위원회 부위원장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위원장도 하고 그래서 문대성처럼 IOC 선수위원에도 도전해야 한다. 우리 협회도 그런 방향으로 지원해주고 키워줘야 한다.

-대교는 여자축구와 여자배드민턴단을 운영한다. 시쳇말로 비인기종목의 팀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운영비가 적게 들기 때문인가.

나도 사업가다. (운영비에 대한)머 그런 게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뜻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됐던 대표적인 계층이 여성이었다. 하지만 여성이라고 소외될 이유가 없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대단한 분들이다. 희생만 했지 이 분들이 보상받을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이 분들이 운동을 즐기고 만족하면서 돌아가면 더 행복할 것이 아닌가. 여성에게 더 기회를 주자는 차원이 컸다. 물론 (비교적)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으면 생산성이 높은 것이다. 기업 측면에서 보면 그런 점도 있었다(대교는 2개의 스포츠단 운영과 별개로 국민생활체육 전국어머니대회, 전국교직원배드민턴대회 등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실제로 배드민턴과 축구 실력은 얼마나 되는가.

모든 운동을 잘 하고 즐긴다. 아마추어 중에서는 상위급으로 보면 된다. 축구를 더 잘했다. 군 복무 때는 사단 대표로 뛰었다. 학교 다닐 때도 공부보다 운동을 더 좋아했다.

-국내 여자축구가 국제경쟁력을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해준다면.

우리가 팀을 창단했을 때는 국내에 실업팀이 3개밖에 없었다. 8개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1팀이 해체돼 7개가 됐는데 리그 운영이 조금 힘든 것 같다. 일본만 해도 여자축구가 3부리그까지 있다. 승강제를 한다. 이런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이 있는 것인데 우리는 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초등학교부터 선수가 부족하니 팀 수가 늘어나기 힘들다.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실업팀으로 못 오는데 이런 것도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초.중.고교 학교장들이 축구팀을 잘 운영하려고 하지 않는다.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체육진흥기금을 축구를 하려는 학교에 정책적으로 투자해줘야 한다.

-최근 한 잡지에서 선정한 ''한국의 부자 랭킹''에서 41위(5568억원)에 올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부자 가운데 한 명인데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가. 보통 사람들을 위해 비결을 말해준다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비슷한 조사에서 (BWF 회장에 선출됐던)2005년에 내가 8위를 했다. 그러다 (BWF 일을 오래 하면서)50위밖으로 떨어졌다가 이제 (BWF를)끝낸다고 하니 41위에 올랐다. 외도를 많이 한 거다. (돈을 벌려면)바람 피우면 안 되고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웃음).

돈을 목표로 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다. 초창기에 학습지 사업할 때 (학생)1명이 새로 들어오면 플러스 1점을 줬고 대신 나가면 마이너스 3점을 줬다. 우리 사업은 무한책임이다. 지식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도 전수해줘야 한다. 학생들이 나갔다면 다 이유가 있다. 선생님의 행동이나 자세가 잘못됐거나, 옷을 단정하게 안 입었거나, 실력이 부족하면 나간다. 1명을 ''플러스 1''과 ''마이너스 1''로 해야 산수가 맞지만 나는 마이너스 3으로 했다. 업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였다. 그 뜻을 소비자가 읽어줬다. 건전한 윤리관과 그 업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성실히 해야 사회가 알아준다. 그것이 돈을 버는 길이었다. 형식적으로 하면 안 된다. 마음자세만 가다듬는다면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기회가 열려 있다.

-대교의 사훈이 ''바르게 살자, 열심히 살자, 꿈을 가꾸자''이다. 강 회장에게 남은 꿈은 무엇인가.

아직까지 기업인으로서 진행형이다. 완성형이 아니다. 많이 부족하다. 국내만 아니라 세계로 더 나가야 한다. 교육사업을 글로벌화하고 싶은 꿈이 있다. 내 세대에는 다 못할 것 같다. (두 아들을 포함한)내 다음 세대가 바통을 이어 받아 더 개척하고 성장시켜주기를 바랄 뿐이다.


■강영중 프로필

▲1949년 7월생 ▲학력 : 건국대 농화학과,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과, 건국대 경영학 명예박사, 한국체육대 체육학 명예박사 ▲경력 : 대교그룹 회장, 대교문화재단 이사장, 세계청소년문화재단 이사장, 학교법인 봉암학원 이사장(이상 현재), 대한배드민턴협회장(2003~2009년), 세계배드민턴연맹 회장(2005~2013년) ▲상훈 : 문화훈장 옥관장(2004년), 한국의 경영자상(2005년), 제5회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2005년), 올해의 21세기 경영인(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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