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지역 외국어고 합격자 “이렇게 공부했어요”
《한국과학영재학교가 8월 중순 합격자를 발표한 데 이어 외국어고와 과학고도 최근 2007학년도 신입생 선발전형을 마무리했다.
영재학교와 외고 과학고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이 없는 평준화제도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자신의 특기와 적성에 맞게 진학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여서 학부모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동일계 특별전형이 도입되면서 외고 과학고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과학고는 선발 인원이 적고 올림피아드 입상자와 내신우수자들이 대거 지원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했다.
올해 영재학교, 외고, 과학고 합격생의 공부 비법과 입시전문가의 전형 분석을 통해 예비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학습 정보를 소개한다.》
▼ 경기 명지외고 특별전형 안양중 문호성 군▼
경기 명지외고의 학교성적우수자 특별전형(영어과)에 합격한 문호성(16·경기 안양중 3·사진) 군은 합격의 비결로 ‘철저한 시간관리’를 꼽았다.
문 군은 중2까지 혼자 공부하다가 본격적인 외고 준비를 위해 올해 3월부터 학원을 다녔다. 중학교 3년 동안 학원에 다닌 시간보다 혼자 공부한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문 군은 자연스럽게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우선 학교 숙제는 초등학생 때부터 항상 학교에서 끝내고 오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집에 와서는 숙제가 아닌 복습과 예습, 영어, 독서를 주로 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하루에 7, 8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집에 오면 일단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을 한 시간 정도 했어요. 집중해서 공부를 하기 전에 몸을 푸는 거죠. 여러 과목을 조금씩 공부하기보다 한 과목을 길게 했어요. 집중이 안 될 때는 밖에 나가서 농구를 했어요.”
문 군은 중학교 3년 내내 중간·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을 거의 놓치지 않았다. 수업 중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수업 후 교무실에 찾아가 선생님이 귀찮아할 정도로 열심히 질문하고, 교과서를 5번 이상 정독하는 학습법이 전교 1등의 비결이다.
영어는 주로 온라인 학습 사이트를 통해 공부했다. EBS, 이보영 영어강좌, TEPS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한 시간 이상 들었다. 독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영역 교재를 활용했다. 창의력 수학은 학원을 다니면서 처음 접했지만 1, 2학년 때 쌓은 기본 학습 능력 덕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어머니 최정선(39) 씨는 “1, 2학년 때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영어 수학 등 일부 과목에 한해 심화학습을 하는 게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경기지역 외고 입시분석
서울지역 외국어고와 동시에 전형을 치러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용인외고) 등 상위권 외고는 경쟁률이 다소 낮아진 반면 과천·김포외고는 높아졌다.
용인외고와 명지외고를 제외하고 나머지 학교는 성적우수자 특별전형에서 학업적성검사 대신 내신만으로 무시험 전형을 실시했다. 공립 외고들은 성적우수자 전형 선발 인원 전원을 무시험으로 뽑아 내신만 좋으면 합격했다.
사립 외고는 성적우수자, 학교장추천 전형을 중심으로 영어 듣기와 학업적성검사를 실시했다. 용인외고의 경우 영어듣기는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착실히 준비한 학생이면 무난히 풀 수 있었다. 글로벌 학업적성검사는 수리 13문항, 언어 5문항, 과학 관련 2문항 등 20문항이었는데 지난해보다 쉬워 수리 주관식 4문항만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 명지·안양·과천·고양외고는 영어듣기보다는 독해의 변별력이 높았고, 수리와 언어는 비슷하거나 조금 쉬웠다.
일반전형은 출제 유형과 문제 수준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아졌다. 영어듣기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용인외고는 지문이 경제나 철학적인 내용에서 일상생활 내용으로 바뀌면서 다소 쉬워졌다. 명지외고도 토플형 듣기 형태인 PART B에서 문화·사회 이슈 지문이 많았고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했다.
그러나 과천·고양외고와 동두천외고 등 공립 외고들은 듣기 속도가 빨라져 체감 난도는 높았다.
용인외고를 제외하고 8개 외고가 실시한 영어독해는 변별력이 있었고 지문의 길이나 어휘 수준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명지외고는 20분 동안 20문항이 나와 시간이 부족했다. 대부분 주제 찾기, 요지 파악하기, 적절한 제목 찾기 등 수능 독해 형태였다.
학업적성검사의 수리적성검사는 공립 외고를 제외하고 모든 학교가 창의력 문제와 중등심화 문제를 함께 출제했고 사고력 측정 문제가 많았다. 특별전형보다 고난도여서 당락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다.
김형진 영재사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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