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위프로그램(IBDP)은 세계 유수
대학에서 인정하는 세계 표준
고교 교육과정입니다. 과정이 끝나고 난 뒤 치러지는 평가는 ''
글로벌수학능력''인 셈이죠.45점 만점에 37점 이상이면 아이비리그(미국 동부 8개
명문대)에 갈 수 있습니다. "
박하식 경기외고 교장(55 · 사진)은 요즘 싱글벙글이다. 지난해 ''전국 수능성적 3위''''서울대 · 고려대 · 연세대 평균 진학률 전국 2위'' 등 알찬 수확을 거둔 데 이어 최근 국제학위프로그램(IBDP · 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 인증을 받은 것.IBDP 인증을 받은 국내 고교는 경기외고가 유일하다. 137개국 2200여개 고교가 IBDP 인증을 받았다.
인증작업을 진두지휘한 박 교장은 19일 "현재 아이비리그,옥스퍼드대 등 139개국 3085개 대학이 IBDP의 성적을 신입생 선발 때 반영한다"며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도 입학전형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학위인증기관(IBO)이 인증하는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일정 수준의 시험성적을 받으면 세계 유명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 대학 2학년으로 입학
가능하다.
서울 현대고와 민족사관고,외대부속 외고에서 교감을 지낸 박 교장은 2008년 경기외고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IBDP 인증 준비에 들어갔다. 2년여에 걸쳐 준비하면서 에피소드도 많았다. 경기외고
도서관에
미국 버클리대 졸업생(문헌정보 석사)이 사서로 근무하는 것도 IBO의 까다로운 평가 기준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예비심사차 한국에 온 IBO 평가위원이 맨 먼저 둘러본 곳이 도서관이었습니다. 의외로 영어교재가 부족한데다 학생들이 영어논문을 써야 하는데 영어에 능통한 사서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6개월 뒤 본 심사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죠.그래서 곧바로 영어원서를 1000만원어치 구입하고 영어논문 작성을 지도할 한국계 버클리대 졸업생을 사서로 스카우트했습니다. "
박 교장은 IBDP가 끝난 뒤 치러지는 시험에 대해 "과목별로 한 문항에서 많아야 세 문항만 출제해 창의성과 논리력,폭넓은 지식을 요구하는
논술식으로 일반 고교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모국어,외국어,
과학,수학,예술은 기본이고 논문과 인식론,카스(창의적 체험) 과목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은 고교 2학년 대상이다. 2년간 수업을 받고 졸업을 앞둔 시점(6월 또는 12월)에 IBO가 주관하는 시험을 치른다. 45점 만점에 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24점 이상이어야 인증서 효력이 유지된다. 경기외고는 40명으로 구성된 IBDP반을 운영 중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