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계획서 이렇게 써야… 경기외고 합격 4인
외고 입시가 대폭 수정됨에 따라 올해 외고 입시를 앞둔 예비 중3들의 마음이 한층 더 무거워졌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외고 입시에서는 영어내신, 지원자 학습계획서의 비중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학습계획서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학습계획서 짜기, 어떻게 해야 나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지 지난 입시에서 유일하게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한 경기외고의 합격생 중 가장 눈에 띄는 4인의 학습계획서와 경기외고 김은진 입학사정관의 총평을 통해 알아봤다.
◆ case1
지역균형선발전형 이유진(안양여자중학교 졸업)
제 비전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독서 심리 치료사입니다. 우리나라의 독서 치료는 미국과 일본을 통해 도입되었으며 독서 치료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보다도 일본이 많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독서치료에 대해서는 좋은 책들도 많고 배울 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책을 원서로 읽고 번역도 하기 위해 고등학교 재학 중에 JPT 900점과 JLT 350점 이상을 취득하고자 합니다. (중략)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것을 공부하고 더욱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욱 넓은 세상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을 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제가 공부하는 목표는 제 안에 품은 꿈을 세계 속에서 펼쳐,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빛내는 것입니다. 고등학교·대학생활 동안, 이 목표를 향해 열심히 공부할 것입니다. (후략)
>>입학사정관 총평
"꿈이 확고하고 구체적으로 서술"소외 계층을 위한 무료심리치료센터를 세우고, 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일본어와 영어 능력을 키워 관련 서적들을 직접 읽고 번역하겠다는 등 심리 치료를 많은 이들에게 알림으로써, 우리나라가 통합예술치료국가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가 잘 나타나 있는 글이다. 또한 그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평소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이 많아 정신지체아동을 돌보거나 결식 아동을 위한 사랑 나눔 걷기 대회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이 눈에 띄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 본인의 꿈과 관련된 독서를 많이 하는 등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이 학습계획서 곳곳에서 느껴졌다.
- ▲ 사진-경기외고 제공
◆ case2
미래인재전형 이승은(늘푸른중학교 졸업)
30년 뒤, 저는 제가 꿈꾸던 모습의 작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영어로도 쓰고 한국어로도 쓸 것입니다. 물론 한국어로 써도 번역하면 되지만, 직접 영어로 쓰는 것이 제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중략) 또한 제 독자들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책을 쓰고 싶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 NGO 활동을 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작품 활동을 위한 다양한 경험도 쌓으려고 합니다.
먼저 환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작가를 하면서 환경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린피스에 가입할 것입니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환경오염에 대해 책을 쓰고 싶었는데 그린피스 활동이 작품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후략)
>>입학사정관 총평
"학교 교육 프로그램 등에 관심, 입학에 대한 의지로 인정"
이승은 학생은 내신 성적 백분율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평소 독서를 즐기고, 본인의 꿈인 작가가 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 간접 경험을 풍부히 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영어 소설을 쓰기 위해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하고, 글쓰기 대회에 참가해 수상을 하기도 했으며, 수상한 후에도 부족한 점을 보완해 다시 도전하는 등 자신의 꿈을 향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노력하는 등 평가단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다. 또한 지원동기를 통해 본인이 어떤 작가가 되어 무슨 글을 쓰고 싶은지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보여줬다. 꿈 실현을 위해 경기외고 입학 후 학교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등 비교적 명확한 전략을 구상해 미래에 대한 진취적인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 case3
글로벌인재전형 정은용(계남중학교 졸업)
나는 명랑하고 활발한 성격이다. 그런 성격 덕에 원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었고, 2학년 때는 부반장이 되기도 했다. (중략) 3학년이 돼 전학 오면서 어려움을 맞게 되었다. 아무래도 2년이나 같이 있어온 아이들 사이에 끼어들다 보니 잘 어울리기 힘들었다. 친구 문제로 큰 상처를 받아 학교 공부도 소홀히 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중3이란 중요한 시기를 그런 고민만으로 보낼 수는 없었다. 나는 나에 대해 안 좋게 얘기하고 차갑게 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생각을 전환하려 노력했고 부모님, 선생님, 예전 친구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중략) 오히려 내가 쓴소리를 듣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나의 단점을 개선하며, 남의 눈치만 보지 않고 자신 있게 살아가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어 공부만은 소홀히 하지 않았다. (후략)
>>입학사정관 총평
"본인의 사례 통해 진솔하게 자기소개"
정은용 학생은 전학후 힘들었던 학교생활을 극복한 사례로 진솔하게 본인을 소개해 기억에 남는 학생이다. 우수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국제 관계학이나 역사를 전공해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하는 포부를 잘 설명했다.
이에 IB프로그램·ORP·헤비타트 등 본교에서 지원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용해서 본인의 목표를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까지도 자세히 기술해 평가단의 마음을 움직였다. 또 영어독서부, EOZ(English Only Zone), 펄벅 기념관 영어 번역 및 영작 자원봉사 등의 활동으로 꾸준히 영어 실력을 키웠고, 영어에 대한 관심과 남다른 열정을 잘 표현했다.
사교육이 아닌 가정에서 꾸준히 한시와 영시를 읽고 토론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주도학습을 진행한 점 역시 여러 면에서 타의 모범이 된다고 평가됐다.
◆ case4
글로벌인재전형 진동민(신일중학교 졸업)
''세계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창조적 글로벌 리더의 육성''이라는 경기외고의 교훈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며 힘없는 나라의 이권을 보호하는 일을 하고 싶은 저의 목표와 일치합니다. 환경오염 문제로 인해 개발 중인 나라들이 온실가스 배출에 제한을 받는 것처럼 선진국 중심의, 선진국의 이익을 목표로 해 돌아가는 세상을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면서 평등하게 바꾸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중략) 학교를 대표해서 YTN-HUFS Youth Debate Championship에 나가고 싶습니다. 올해 제1회 대회의 결승전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파병''이라는 주제에 대해 두 학교가 열띤 토론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꼭 학교대표로 대회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충분히 그들처럼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중략) 경기외고에서 진행하는 SEGA 프로그램과 같은 다양한 글로벌 체험 프로그램은 앞으로 국제기구에서 활동할 저에게 폭넓은 시야와 글로벌 마인드를 품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미래의 꿈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준비를 경기외고에서 다지고 싶습니다.
>>입학사정관 총평
"다양한 체험활동이 발전 가능성으로 비쳐"
국제기구에서 일하면서 선진국 중심의, 선진국의 이익을 목표로 움직이는 세상을 변화시켜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잘 설명했다. 진동민 학생은 평소 외국어뿐 아니라 외국 문화, 국제 사회, 봉사 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본인의 능력을 키우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중1때부터 고양시 통역사나 꽃박람회 통역 봉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외국인에게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시민으로서 성장했고, 관련 분야의 독서 활동도 적극적이었으며 이 부분에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이 보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